디지털화폐(CBDC)

나라마다 다른 CBDC 발행 구조, 무엇이 더 현실적인가?

ideas-mini 2025. 6. 27. 10:49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가 전 세계에서 빠르게 도입되고 있지만, 각국이 설계하는 발행 구조는 제각각이다.
일부 국가는 중앙은행이 개인에게 직접 디지털 화폐를 배포하는 구조를 실험하고 있고,
또 어떤 나라는 기존 은행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해 간접적으로 유통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단순한 기술 선택이 아니라, 금융 생태계와 통화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결정이다.
이 글에서는 각국이 채택 중인 CBDC 발행 모델의 종류와 차이를 분석하고, 어떤 구조가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할지를 살펴본다.

 

 

CBDC 발행 구조, 왜 중요할까?

CBDC의 발행 구조란,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시스템 설계다.
이는 곧 중앙은행과 국민 사이에 어떤 중개 주체가 존재할지, 그리고 기존 금융기관이 어떤 역할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

 즉, 단순한 기술적 논의가 아닌 국가 통화 체계와 금융산업 구조 전체를 재설계하는 문제다.

 

대표적인 CBDC 발행 모델 2가지

모델명설명
직접 발행 모델 (Direct model) 중앙은행 → 개인(또는 기업)에게 직접 발행, 계좌 제공 및 거래 관리까지 수행
중개형 발행 모델 (Two-tier model) 중앙은행 → 시중은행 등 중개기관 → 개인에게 전달, 중앙은행은 기록만 유지
 

직접 발행 모델 – 이상적이지만 현실성 낮은 구조?

구조 개요

  •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고,
  • 일반 국민에게 직접 계좌나 전자지갑을 제공
  • 결제·송금·잔고 관리까지 중앙은행이 직접 처리

장점

  • 중개 수수료 없음
  • 중앙은행이 금융포용성 확대에 주도적으로 기여
  • 통화 정책 효과가 빠르게 반영됨

단점

  • 국가가 국민의 모든 금융거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 중앙은행이 민간 은행 역할까지 수행해야 함 → 업무 과부하
  • 기존 은행의 예금 이탈 → 금융 시스템 붕괴 위험

채택 국가

  • 나이지리아, 바하마 등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실험
  • 경제 기반이 약하거나, 민간 은행 신뢰도가 낮은 국가에서 도입

 

중개형 발행 모델 –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구조

구조 개요

  • 중앙은행은 CBDC를 발행하지만,
  • 시중은행·지급결제사업자·핀테크 등 민간 기관이 사용자와 직접 연결
  • 중앙은행은 거래 기록 보관, 시스템 운영 등 백엔드 기능만 수행

장점

  • 기존 은행 시스템과의 충돌 최소화
  • 민간의 혁신성과 사용자 경험을 살릴 수 있음
  • 정부는 인프라 제공자로서 통화 안정성에만 집중 가능

단점

  • 중개 기관의 수수료 존재 가능
  •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 책임이 모호해질 수 있음
  • 중앙은행의 정책 효과가 간접적으로 전달됨

택 국가

  • 한국, 유럽연합(EU), 일본, 미국
  • 대부분의 선진국은 중개형 구조로 설계하거나 실험 중

 

하이브리드 모델 – 양쪽 장점을 절충한 형태

  •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직접 발행하되,
  • 개인과의 연결은 공공기관 + 민간기관이 공동 운영
  • 예: 유럽 디지털 유로 모델 – 일부 오프라인 기능은 중앙에서 직접 관리

이 모델은 기술적 유연성과 정책적 안정성의 균형을 시도하는 구조로, 향후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구조가 더 현실적인가?

✔ 현실적 기준

항목평가
인프라 확장성 중개형 > 직접형
정책 전달력 직접형 > 중개형
사용자 친화성 중개형 > 직접형
금융 안정성 중개형 > 직접형
개인정보 보호 중개형 > 직접형 (설계에 따라 다름)
 

종합적으로 보면, 중개형 모델이 실현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 면에서 우위에 있다.

 

한국은 어떤 구조를 선택했을까?

  • 한국은행은 2023~2024년 CBDC 실험을 통해
    “중개형 발행 구조”를 공식 검토하고 있다.
  • KFTC, 카카오페이, NH농협 등 민간 결제 시스템과 연동된 구조를 실험 중
  • 실사용 단계에 들어가더라도 시중은행 중심의 분산형 설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CBDC의 발행 구조는 단순한 기술 선택이 아니다.
이는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금융시장을 통제할 것인지, 그리고 기존 금융기관과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다.

직접 발행 모델은 기술적으로 매력적이지만, 사회적 수용성과 금융 안정성 측면에서 현실성이 낮다.
반면 중개형 구조는 기존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디지털 화폐라는 새 틀을 조화롭게 확장할 수 있는 방식이다.

앞으로의 CBDC는 어느 한 모델로만 수렴되지 않을 것이다.
국가의 경제 구조, 금융 시스템 성숙도, 사회적 합의 수준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함께 발전하게 될 것이다.